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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로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의 자전적 작품인 『이선 프롬』.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활약한 이디스 워튼은 미국 여성 작가들 중에서 순수 문학의 길을 걸은 최초의 작가다. 이 무렵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대중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대다수 작품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잊혔다. 하지만 워튼의 소설들은 미국 문학사에서 정전의 반열에 올랐으며, 대표작 중 하나인 『순수의 시대』는 1921년 워튼에게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안겼다. 특히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 열풍과 함께 이디스 워튼이 재조명되면서, 자전적 요소가 짙은 『이선 프롬』과 미국 본격 문학 최초로 여성의 성적 열정을 다룬 『여름』 등이 널리 읽히기 시작했다. 1993년 전미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고어 비달은 “미국 문학이라는 산에서 이제까지는 헨리 제임스가 이디스 워튼보다 약간 위쪽 봉우리를 차지했지만 이제 동등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밝히기도...
Published 10/08/20
동네서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책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섬에 있는 서점』. 서점주인, 출판사 영업사원, 편집자, 독자이자 이웃인 사람들, 그리고 작가까지 책이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모든 종류의 사람이 주역으로든 단역으로든 등장하며 10여 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섬에 있는 작은 서점 ‘아일랜드 북스’의 주인 피크리는 얼마 전 사고로 아내를 잃고 혼자 산다. 성격도 까칠한데다 책 취향까지 까탈스러워, 그러잖아도 어려운 서점 운영은 더 어려워져만 간다. 책방을 접을까도 생각하지만 불행한 사건이 생기면서 그마저 여의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에 놀라운 꾸러미 하나가 도착하면서 그의 삶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Published 09/28/20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의 두번째 이야기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백영옥 작가가 추억 속 명작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를 웃음과 위로의 메시지로 전달한《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출간 이후 그 후 4년, 작가 백영옥이 〈빨강머리 앤〉의 프리퀄이자 앤의 어린 시절을 다룬 작품 〈안녕, 앤〉과 함께 돌아왔다. 사랑스러운 앤의 목소리를 빌어 그녀는 말한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지만, 여전히 넘어지고 배우며 자라는 중이니 서툴다는 이유로 자책하거나 좌절할 필요 없다고, 여전히 마음 여린 자신을 따뜻하게 달래주고 꼭 안아주자고 말이다.
Published 08/31/20
미국의 대표적인 추리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는 추리 소설계의 중요한 한 흐름을 형성하는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원조이자 대가로 평가되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불필요한 수식을 배제한 간결한 문체, 냉혹하고 비정한 현실 묘사, 생생한 거리의 언어로 이루어진 거친 대사들과 시니컬한 유머 등을 특징으로 하는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그가 창조한 매력적인 탐정 캐릭터 필립 말로는 셜록 홈스와 더불어 세계 추리 문학의 전설적인 탐정 중 하나로 손꼽히며 전 세계의 수많은 팬들을 양성해 냈다. 철저한 관찰과 분석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추리를 해나가는 홈스와는 달리, 직접 사건 현장에 뛰어들어 육탄전을 벌이기도 하며 순발력 있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말로의 활약은 이후 탄생한 수많은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들의 모범이자 전설이 되었다.
Published 08/24/20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는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이다. 그는 센강 유람선 공연장 〈판도라의 상자〉에 갔다가 퇴행 최면의 대상자로 선택당한다. 최면에 성공해 무의식의 복도에 늘어선 기억의 문을 열 수 있게 된 르네. 문 너머에서 엿본 기억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그의 전생이었다. 최면이 끝난 후에도 너무나 생생하고 강렬한 기억에 시달리던 그는 몸싸움에 휘말려 의도치 않게 사람을 죽이고 경찰에 자수할지 말지 고민하며 초조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한편 르네는 자신에게 총 111번의 전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제1차 세계 대전 참전병 외에도 여러 기억의 문을 열어 본다. 그중에서도 최초의 전생은 놀랍게도 현대인이 〈아틀란티스〉라고 부르는 전설 속의 섬에 사는 남자 게브였다. 아틀란티스가 바닷속에 잠겨 버렸다고 알고 있는 르네는 어떻게든 게브를 구하고 싶어 하고, 〈판도라의 상자〉 무대에서 만났던 최면사 오팔이 르네의 조력자를 자처한다. 현생에서는 경찰에...
Published 08/19/20
『헤세: 바로, 지금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하여』는 헤세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작가 정여울이 독일과 스위스에 남겨진 헤세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헤세로부터 받은 치유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전하는 책이다. 특히 여행자, 방랑자, 안내자, 탐구자, 예술가, 아웃사이더, 구도자라는 7가지 키워드로 헤세의 삶을 재조명하는데, 도주에서 방랑으로, 방랑에서 순례로 나아가는 헤세의 삶과 그의 작품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헤세를 좋아하는 이들을 물론, 헤세의 작품을 읽고 싶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가 되어줄 듯.
Published 08/17/20
언제부터인가 나는 현실에서 실현되지 못한 일들은 소설이 된다고 믿고 있었다. 소망했으나 이뤄지지 않은 일들, 마지막 순간에 차마 선택하지 못한 일들, 밤이면 두고두고 생각나는 일들은 모두 이야기가 되고 소설이 된다. (…) 이것은 백석이 살아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자, 죽는 순간까지도 그가 마음속에서 놓지 않았던 소망에 대한 이야기다. _‘작가의 말’ 중에서
Published 08/10/20
1958년 여름, 번역실에 출근한 기행은 한 통의 편지봉투를 받게 된다. 누군가가 먼저 본 듯 뜯겨 있는 그 봉투 안에는 다른 내용 없이 러시아어로 쓰인 시 두 편만이 담겨 있다. 시를 보낸 사람은 러시아 시인 ‘벨라’. 작년 여름 그녀가 조선작가동맹의 초청을 받아 북한에 방문했을 때 기행은 그녀의 시를 번역한 인연으로 통역을 맡았었다. 그리고 그녀가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 기행은 그녀에게 자신이 쓴 시들이 적힌 노트 한 권을 건넸었다. 그런 만남이 있은 후 기행은 북한에서는 발표할 수 없는 시를 적어 러시아에 있는 벨라에게 보냈던 것인데, 그동안 어떤 회신도 없다가 일 년이 지나 답신이 온 것이었다. 봉투에 러시아 시 두 편만이 담긴 채로. 그 봉투를 먼저 뜯어본 건 누구였을까? 벨라라면 편지도 같이 보냈을 텐데 그건 누가 가져간 걸까? 벨라는 자신이 보낸 노트를 어떻게 했을까? 당의 문예 정책 아래에서 숨죽인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기행의 삶은 벨라에게서 온 그 회신으로 인해...
Published 08/10/20
영화 〈부산행〉으로 한국형 좀비 열풍을 일으킨 연상호 감독과 만화『송곳』으로 한국 사회의 빈틈과 계급성을 날카롭게 찌른 최규석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는 『지옥』. 어느 날 서울 한복판에서 ‘지옥의 고지’를 받는 사람이 나타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는 고지 대상자에게 ‘이름, 지옥에 간다는 사실, 그리고 지옥에 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준 뒤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지옥의 사자들이 들이닥쳐 고지 대상자를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태워죽인다. 온 힘을 다해 도망쳐도 소용없다. 그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일단 지옥의 고지를 받은 사람은 차마 눈뜨고 지켜보기 힘들 정도의 무지막지한 고통을 겪으며 사지가 찢어지고 타들어간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 지옥의 시연은 죄인이 지옥에 가서 영원히 치를 고통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 이 초현실적인 현실을 감당하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참회를 요구하며 정의의...
Published 08/03/20
『유니버설야구협회』는 로버트 쿠버의 초기 실험작이다. 1966년 첫 소설 《브루니스트가의 기원The Origin of the Brunists》으로 포크너상을 받고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의 두 번째 소설이기도 하다. 단도직입으로 말하면 자신이 만든 주사위 야구 게임에 몰입한 어느 중년 남성의 이야기지만, 조금 더 들어가보면 그 이상의 깊이와 특유의 실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중년이 으레 느끼는 외로움, 그리고 성취에 대한 욕망과 자조가 실재와 환상, 그리고 일상과 일탈의 층위에서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Published 07/27/20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는 2001년 출간 당시 분야를 넘나드는 통합적 지식과 사유를 보여주며 과학계와 일반 대중의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네트워크 이론, 프랙털 패턴 등 최신 복잡계 과학을 일상의 언어로 친근하고 흥미롭게 소개한 이 책은 ‘과학 콘서트’ 신드롬을 일으키며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선정 과학 고전 50선’ 등을 비롯한 다양한 추천 목록에 선정되고 중ㆍ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는 등 대표적인 과학 교양서로 자리매김했다. 과학이 실험실에서 과학자들만의 언어로 주고받는 밀담이어서는 안 되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토론 주제로 우리 곁에 머물러야 한다는 과학자 정재승의 바람대로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출간 20년을 맞이하여 출간된 이번 개정증보 2판은 생생한 과학 실험 자료와 풍부한 설명으로 내용을 보강하고, 새롭게 수록된 원고지 100매 분량의 ‘두 번째 커튼콜’에 학문적으로 발전한 내용과...
Published 07/20/20
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시원(始原)의 어느 지점에서 시작한다. 굳이 시대를 밝히자면 인간이 말[馬] 등에 처음 올라탄 무렵이지만, 그 시기를 인간의 역사에서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록이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역사 이전의 시대이며, 인간의 삶이 자연에서 분화하지 못하고 뒤엉켜 있는 상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접해본 적 없는 전폭적이고 독창적이며 흥미로운 설정이다. 이 소설은 긴박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를 종횡무진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등장인물의 사사로운 감정에 개입하지 않는, 자칫 무심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간결한 문장은 역설적으로 극도의 긴장감을 끌어낸다. 더불어 책에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말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붙여 놓았다. 작가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사람의 이름은 한 글자로 말의 이름은 두 글자로 지었다. 더불어 독자가 소설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체 공간을 옮겨 놓은 지도를 수록하고 있다.
Published 07/13/20
한반도 백년의 역사를 꿰뚫는 『철도원 삼대』. 이 작품은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방대한 서사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보여주며, 사료와 옛이야기를 더해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문학적으로 구현해냈다. 이백만 이일철 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오늘날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이백만의 증손이자 공장 노동자인 이진오의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아파트 십육층 높이의 발전소 공장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이진오는 페트병 다섯개에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각각 붙여주고 그들에게 말을 걸며 굴뚝 위의 시간을 견딘다. 매섭게 춥고 긴긴 밤, 증조할머니 ‘주안댁’, 할머니 ‘신금이’, 어릴 적 동무 ‘깍새’, 금속노조 노동자 친구 ‘진기’, 크레인 농성을 버텨낸 노동자 ‘영숙’을 불러내는 동안 진오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자신에게 전해진 삶의 의미를 곱씹는다.
Published 07/06/20
일본 근대 문학의 거목, 고다 로한의 여운 깊은 환담 세계를 다룬 작품이다. 고다 로한의 기담은 유혈이 낭자하거나 오감을 시큼하게 하는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닌 벼루에 먹을 오래 갈아 느릿느릿 그려내는 담담한 수묵화 세계 속의 기이한 이야기다. 중국 고전을 연상시키는 단단한 문어체와 심원한 이상을 바라보는 대가의 고고한 작풍 너머에는 낚시를 즐기고 술을 좋아하며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는 로한처럼 아련하고 따스한 시선이 녹아 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히구치 이치요 등에게 큰 영향을 주고 후대 문인에게 대(大) 로한이라 불리는 그를 향해 아주 살짝 경계를 푼다면 깊은 어둠 속에서도 어떤 포근함이 느껴질 것이다.
Published 06/29/20
『임계장 이야기』는 지방 소도시에 살면서 공기업 사무직으로 38년간 일하다 퇴직한 60세 노동자가 생계를 위해 시급 노동의 세계에 뛰어들면서 쓰기 시작한 3년간의 노동일지를 모았다. 저자는 아파트, 빌딩, 버스터미널을 전전하며 경비원, 주차관리원, 청소부, 배차원으로 살면서 겪은 시급 일터들의 팍팍한 현실을 담담히 써내려 감으로써 우리가 외면해 온 노인 노동자의 현실을 전면화한다. 임계장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로 실제 저자가 버스터미널에서 일할 때 주변에서 그를 부르던 이름이다. 1장부터 4장까지 동명고속(가명), 노을아파트(가명), 대형빌딩, 터미널고속(가명)을 거치는 그의 임계장 이력을 따라가다 보면 낮은 곳에서 모두가 기피하는 일을 도맡고 있는 반백의 노동자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검표원, 콜센터 상담원, 편의점 알바생, 미화원 등 그가 거쳐 간 일터들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 어디까지 와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Published 06/22/20
낭만서점이 코로나19로 인해 변해버린 시대에 맞춰 온라인 독서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토론은 낭만서점 청취자분들의 신청을 받아 총 네분의 참여자를 모집하였고, 온라인 화상 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당일 독서토론에 참석해주신 분들은 박성은, 심승아, 어유경, 하현주 입니다. 독서토론을 위한 선정 도서는 알렉산더 클루게,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 요한 페터 헤벨 등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 『어느 사랑의 실험』이고 이 중 표제작 알렉산더 클루게 작가의 「어느 사랑의 실험」을 다뤘습니다. 「어느 사랑의 실험」은 나치의 생체실험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전후 세대가 어떻게 기억하고 평가할 것인가 하는 주제에 걸맞게 다큐멘트와 픽션의 절묘한 중간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진행된 온라인 독서토론은 유튜브를 통해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bPKvGDkh34 #온라인독서토론...
Published 06/19/20
20세기 초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한다. 이곳에 영국에서 여행을 온 두 명의 여성이 도착하는데 둘은 사촌 관계인 루시와 샬럿이다. 두근거리는 설렘을 품고 이곳에 왔지만 펜션 주인이 내준 방의 전망이 좋지 않아 두 사람은 실망스럽다. 그런데 식사 자리에서 불만을 토로하던 그들에게 중년의 남성 에머슨이 말을 건다. 그는 아들 조지와 함께 이곳에 여행을 온 사람인데 자기네 방은 전망이 아주 좋으니, 루시와 샬럿만 괜찮다면 방을 바꾸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뜻밖의 말에 당황하던 두 사람은 결국 서로 방을 바꾸기로 하고 이후 여행지에서 루시와 조지의 동선이 자꾸 겹치면서 두 사람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과연 이 둘의 우연한 만남이 이들의 장기적인 인연으로 발전될 수 있을까?
Published 06/15/20
폭발적인 서사와 눈부신 문장으로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 로런 그로프의 소설집 『플로리다』. 한국 독자에게도 커다란 사랑을 받은 『운명과 분노』 이후 삼 년 만에 발표한 최신작으로,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작가가 십이 년간 플로리다에 거주하며 쓴 이 작품들은 모두 플로리다를 직접, 간접적인 배경으로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플로리다에서 태어나고 자랐거나, 미국 북부의 다른 주에서 태어나 플로리다로 이주해왔거나, 때로는 플로리다를 벗어나 이국적인 곳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지만 정서적으로 그곳에 계속 매여 있다. 낭만서점에서는 책에 실린 단편 중 「둥근 지구, 그 가상의 구석」에서를 다뤘다.
Published 06/08/20
『드래곤 라자』 『퓨처 워커』 등 한국 판타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영도가 『오버 더 초이스』 이후 2년 만에 새 장편소설, 『시하와 칸타의 장-마트 이야기』를 내놓는다. 주제의 무거움과 장대한 스케일, 다양하고 새로운 종족들의 끊임없는 출현 등으로 20여 년 넘는 세월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영도는 이번 작품에서도 등장인물 간의 대화 속에 압축과 생략, 은유와 환유, 숨 막히는 핑퐁식 대화로 이영도식 농담과 유머를 아낌없이 사용하며 소설 읽는 재미를 더했다. 폐허가 된 세상에서 다양한 환상종들과 경쟁하고 또 때로는 공존하며 뒤섞여 살아가고 있는 마지막 남은 인류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토양은 오염되었고,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땅에 살아남은 인간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쥐를 잡겠다고 설치한 덫에 요정이 걸렸다. 그 요정을 향해 식용이야, 아니야? 묻는 열아홉 살 소녀 시하와 칸타는 어릴 때 부모를 잃고 헨리동물원에서 살고 있다. 헨리는 동물원 거주자 인간들이...
Published 06/01/20
볼프강 보르헤르트 전집 중 「이별 없는 세대」, 「문 밖에서」, 「민들레」 를 집중적으로 이야기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의 한가운데 놓여, 빛나는 젊음을 참혹한 전쟁터와 차가운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보르헤르트는 암울한 시기의 처절한 고백을 자신의 작품에 담아내었다.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절망적 상황을 격정적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은 당시 폐허가 된 독일은 물론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세상의 절망과 불의에 저항하는 커다란 외침은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여전히 우리에게 강렬한 울림을 선사한다.
Published 05/25/20
『초예측, 부의 미래: 세계 석학 5인이 말하는 기술·자본·문명의 대전환』은 지구촌 차원의 위기에 직면한 현 인류가 미래를 향해 던지는 질문들에 세계 석학 5인의 전망과 통찰로 답하는 책이다.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역사가인 유발 하라리를 비롯해 이 시대 최고의 지성들의 인터뷰를 한 권에 모았다.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정치적, 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는 지금, 『초예측, 부의 미래』는 불확실성 속 숨은 미래를 감지해내는 통찰을 선보임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을 제공한다.
Published 05/18/20
주인공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병을 비관하는 대신 삶과 죽음의 의미를, 그리고 세계와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한다. "사람들은 나를 기억해 줄까? 우린 이 세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 지구에서 가장 보편적인 이 물음에 대한 그들의 의견은 각기 다르지만, 두 사람은 남아 있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함께 최선을 다해 그 답을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넘쳐흐르는 재기 넘치는 대화들은 이 작품의 백미다.
Published 05/11/20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중 가장 눈부신 성취를 보여준 일곱 편의 작품에 수여하는 젊은작가상. 지난 10년간 독자들과 상호작용하며 굳건한 신뢰를 쌓아온 이 상이 2020년대로 진입한 첫해 새로이 호명한 수상자는 강화길 최은영 김봉곤 이현석 김초엽 장류진 장희원이다. 다시 한번 젊은작가상을 거머쥔 작가들의 탄탄한 행보와 낯선 기대를 품게 하는 신예 작가들의 신선한 기운이 한 권의 책 속에서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제11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은 가부장제하에서 모든 갈등을 간파해야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내의 삶을 아무것도 모를 수 있는 권력을 지닌 남편과 날렵하게 대비하며 전 세대 여성을 옭아매고 있는 거대한 구조를 들춰낸 강화길의 「음복(飮福)」이다. 방황 끝에 꿈을 좇아 대학으로 돌아온 화자가 단단한 관점과 다정한 배려를 보여준 선배 여성 강사와 만나고 헤어졌던 애틋한 시절을 복원해내면서 때로 연한 빛처럼 희미해지기도 하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는 여성 간의 유대를...
Published 05/04/20
은밀하고 사소하며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들 속에서 선량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차별과 혐오의 순간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활동가이자, 통계학·사회복지학·법학을 넘나드는 통합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국내의 열악한 혐오·차별 문제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전념해온 연구자인 김지혜 교수가 인간 심리에 대한 국내외의 최신 연구, 현장에서 기록한 생생한 사례, 학생들과 꾸준히 진행해온 토론수업과 전문가들의 학술포럼에서의 다양한 논쟁을 버무려 우리 일상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Published 04/27/20
Published 04/2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