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1. 김연수, 『일곱 해의 마지막』- 백석이 살아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
Description
1958년 여름, 번역실에 출근한 기행은 한 통의 편지봉투를 받게 된다. 누군가가 먼저 본 듯 뜯겨 있는 그 봉투 안에는 다른 내용 없이 러시아어로 쓰인 시 두 편만이 담겨 있다. 시를 보낸 사람은 러시아 시인 ‘벨라’. 작년 여름 그녀가 조선작가동맹의 초청을 받아 북한에 방문했을 때 기행은 그녀의 시를 번역한 인연으로 통역을 맡았었다. 그리고 그녀가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 기행은 그녀에게 자신이 쓴 시들이 적힌 노트 한 권을 건넸었다. 그런 만남이 있은 후 기행은 북한에서는 발표할 수 없는 시를 적어 러시아에 있는 벨라에게 보냈던 것인데, 그동안 어떤 회신도 없다가 일 년이 지나 답신이 온 것이었다. 봉투에 러시아 시 두 편만이 담긴 채로. 그 봉투를 먼저 뜯어본 건 누구였을까? 벨라라면 편지도 같이 보냈을 텐데 그건 누가 가져간 걸까? 벨라는 자신이 보낸 노트를 어떻게 했을까? 당의 문예 정책 아래에서 숨죽인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기행의 삶은 벨라에게서 온 그 회신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전쟁 이후의 행보가 불확실한 백석의 삶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은 아니지만, 이 소설이 기행이 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전쟁 전이 아니라 그가 꿈꾸던 것들이 계속 좌절되던 그 공백의 시간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 공백의 시간 동안 “시인으로 기억되지도 못했고, 사랑하는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지도 못했으며, 시골 학교의 선생이 되지도 못”(83쪽)한 그는 실패자와 다름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건 195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과 기행이라는 한 개인의 삶만 놓고 봤을 때에만 그러하다고, 김연수는 말하는 듯하다.
순수의 시대』로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의 자전적 작품인 『이선 프롬』.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활약한 이디스 워튼은 미국 여성 작가들 중에서 순수 문학의 길을 걸은 최초의 작가다.
이 무렵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대중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대다수 작품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잊혔다.
하지만 워튼의 소설들은 미국 문학사에서 정전의 반열에 올랐으며, 대표작 중 하나인 『순수의 시대』는 1921년 워튼에게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안겼다.
특히 1970년대 이후...
Published 10/08/20
동네서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책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섬에 있는 서점』. 서점주인, 출판사 영업사원, 편집자, 독자이자 이웃인 사람들, 그리고 작가까지 책이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모든 종류의 사람이 주역으로든 단역으로든 등장하며 10여 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섬에 있는 작은 서점 ‘아일랜드 북스’의 주인 피크리는 얼마 전 사고로 아내를 잃고 혼자 산다. 성격도 까칠한데다 책 취향까지 까탈스러워, 그러잖아도 어려운 서점 운영은 더 어려워져만 간다. 책방을 접을까도 생각하지만 불행한 사건이 생기면서...
Published 09/28/20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의 두번째 이야기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백영옥 작가가 추억 속 명작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를 웃음과 위로의 메시지로 전달한《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출간 이후 그 후 4년, 작가 백영옥이 〈빨강머리 앤〉의 프리퀄이자 앤의 어린 시절을 다룬 작품 〈안녕, 앤〉과 함께 돌아왔다. 사랑스러운 앤의 목소리를 빌어 그녀는 말한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지만, 여전히 넘어지고 배우며 자라는 중이니 서툴다는 이유로 자책하거나 좌절할 필요 없다고, 여전히 마음 여린 자신을 따뜻하게 달래주고 꼭...
Published 08/3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