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s
“엄마는, 내가 그렇듯 삶을 사랑했고, 인생을 사랑했으며, 죽음에 대해서도 나와 같은 저항감을 느꼈다.” 오늘 낭독할 책은 어머니의 죽음을 바라본 보부아르의 《죽음의 춤》입니다. 국내에는 《아주 편안한 죽음》,《편안한 죽음》 등 여러 출판사에 다른 이름으로 번역된 책입니다. 제가 고른 건 한빛문화사에서 나왔고 성유보 님이 옮기신 책입니다. 오늘 낭독할 부분은 신 앞에서의 침묵, 산자와 죽은 자, 영원한 이별, 실존, 혹은 공허입니다. 방송에서도 메뚝씨가 여러 번 언급했던 책이기도 하고, 3부 심화 편에서 보부아르가 평생 썼던 것은 죽음과 자기뿐이라고 했듯이 어머니의 죽음을 다룬 보부아르의 글이지요. 과연 보부아르는 어머니의 임종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의미를 떠올리며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중한 이를 바라볼 때 나는 어떤 태도로 어떤 입장으로 있을 수 있을까 상상한다면 직접적으로 다가올 겁니다. ...
Published 03/06/20
Published 03/06/20
“인간은 무한할 수 없습니다.” 보부아르와 함께한 한 달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심화편 시간입니다. 메뚝씨가 정의한 보부아르는 ‘전망의 나르시시스트’입니다. 나르시시스트라고 하면 ‘과도한 자기애’라고 표현됩니다만, 지독한 자기애는 허위적인 관점을 빗겨낼 전망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주관의 심화는 객관으로의 통로라고 표현해도 좋겠네요. 개인에게 전망이 없다는 것은 존재의 제 1명제인 ‘인간은 유한하다’라는 사실은 망각할 때입니다. 존재의 전제를 잊지 않고 자기를 사랑하는 지독한 시간 속에서 어떤 전망을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함께하는 음악 : 영웅의 군단 OST – 레테
Published 03/03/20
"그녀가 물었다. 미래에 미소를 보낼 것인가 과거에 눈물을 흘릴 것인가 그녀가 말했다. 자신은 미래에 미소를 지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을 수 있기 위해 지금 달리는 것이라고 그녀가 보여줬다. 과거에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 미래에 미소를 짓는 삶이 우아한 삶이라고 그녀의 삶이 표현했다. " 안녕하세요. 두철수 애청자 여러분 떨쓰리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할 책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주저 《제 2의 성》입니다. 그녀의 나이 41세에 출간된 책이죠. 이 책의 프롤로그만 봐도 그녀의 강력한 에너지를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을 보다 더 정확하고 엄밀하게 보려고 한 그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죠. 오늘 저는 19페이지로 이루어진 프롤로그만 낭독할 겁니다.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보세요. 보부아르가 《제 2의 성》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아주 잘 정리되어 있답니다. 그녀는 《제 2의 성》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요?...
Published 02/27/20
“여자의 문제는 여자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보부아르 주제 편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중심으로 ‘여자’에 대하여 톺아봅니다. “여자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들어올 때 우리는 어떤 입장에서 질문을 받아들이나요? 인권이나 소수자의 문제, 혹은 호기심의 성적 문제로만 받아들이진 않나요? 메뚝씨는 이러한 관점을 '손님 되기'를 원하는 관성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메뚝씨는 보부아르의 문장을 통해서 ‘주인 되기’를 말합니다. 질문에 대한 실존적 고뇌와 긴장으로 묻는 자가 바로 주체로 생활하는 주인인 거죠. 이번 방송을 통해 주인으로 산다는 것, 주체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부아르의 이론과 함께 자유의 길로 가는 모험을 떠나봅시다~ 함께 하는 음악 Debussy - Claire de lune
Published 02/24/20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의 온몸이 회저의 상처로 뒤덮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시트를 잘 매만지고 그 위에 누웠다. 사람들은 모두 방을 나갔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가지러 돌아올 때까지 그녀가 사르트르 옆에서 잠자도록 내버려두었다. -중에서 안녕하세요. 두 남자의 철학 수다 애청자 여러분, 떨원입니다. 오늘 낭독할 부분은 제 38장 불안과 희망 사이입니다. 죽기 직전에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된 부분입니다. 두철수 생애편을 청취하신 분들은 디테일한 묘사를 딸라가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낭독 시작하겠습니다.
Published 02/21/20
“고독은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니라 건설적인 계획을 세울 고마운 시간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 보부아르 두 번째 생애 편 마지막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보부아르와 사르트르가 하나의 ‘가족'을 형성하며 끈질기게 공동체를 지켜냈던 면모에 대하여 톺아봅니다.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사르트르가 군대에 끌려간 얘기를 시작으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가 현실정치의 참여했던 시기, 그리고 말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죽음까지 무려 3시간이 넘는 대장정의 수다를 전해드립니다 메뚝씨와 똥팔씨의 뜨거운 에너지를 받아 진솔한 인간의 마력 속에서 웃고 울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함께 하는 곡 Erik Satie - Gymnopédie No.1
Published 02/18/20
많은 친척들은 시몬이 자기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인 것처럼 굴었다. 1986년에 시몬이 죽은 뒤 작은 마을에 사는 아이 어린 사촌 여동생은 사회 관습을 그토록 뻔뻔스럽게 우롱한,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죄인이 자기 친척이라는 사실을 친구와 이웃사람들한테 털어놓으면서 어쩔 줄 몰랐다. -보부아르 전기 중에서 봄에 만났네요. 반갑습니다. 오늘은 웅진 문화사에서 출간한 시몬 드 보부아르 전기를 갖고 왔습니다. 이번 보부아르 전기는 두철수 생애편이 두 회에 나뉘어지는 것처럼 두 번으로 나뉘어 낭독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특히나 보부아르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1장 ‘베르트랑 드 보부아르 집안’과 보부아르가 일곱 살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이야기를 다룬 4장 ‘어린 소녀 작가’ 부분을 읽습니다. 보부아르의 생애로 빠져들며, 함께 빙의해봅시다.
Published 02/14/20
“불쾌한 감정은 긍정의 의지 밑에 있다.” 오늘의 철수(또는 영희)는 이렇게 묘사됩니다.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죄인!' 철학을 소설로 구현한 열정적인 존재. 사르트르의 모든 글을 읽은 유일한 인간. 사르트르의 짝꿍, 시몬 드 보부아르입니다. 두철수의 종착역에 다가가는 만큼 그간의 함께 했던 철수들을 다시 돌아보고 되새김하는 시간인 터라 내용도 많고 길이도 깁니다. 니장, 퐁티, 사르트르, 시몬 베이유 등등. 프랑스 지성들을 재소환하는 시간이기도 하죠.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뜨거운 열정으로 의지를 지켰던 사람. 보부아르의 생애와 함께 생의 흥미를 발산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번 1부 방송은 2주간 총 두 편으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2차 세계대전을 중심으로 1-1, 1-2로 업로드합니다. 그럼 보부아르와 함께 철학의 지적 모험을 떠나 봅시다~ 함께하는 노래 Edith Piaf - Non, Je...
Published 02/10/20
“브로델은 새로운 형태의 인과 관계를 만들어 내려고도 하지 않았다. 사실, 언제나 그는 설명을 하고자 하였다. 그렇지만, 그는 기존의 논리 속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다. 그는 가장 높은 관측소에 굳건히 자리 잡은 후, 가능한 한 넓은 공간 위에서, 가능한 한 긴 시간 지속을 바라보았으며, 제반 힘들이 저절로 배치되도록 내버려 두었다.” 2월 1일 정오! 양평군립미술관에서의 강연을 앞두고 명문낭독으로 먼저 찾아왔습니다. 오늘의 낭독할 책은 아날학파의 계보를 정리한 《아날학파의 역사세계》입니다. 출판사 아르케에서 펴냈고, 김응종님이 쓴 책입니다. 아날학파의 대한 정의와 대표 역사학자들에 대한 이론을 정리한 책입니다. 오늘 낭독할 부분은입니다. 브로델 3부에서도 히드라의 여러 얼굴에 대해 나오는데, 브로델의 글을 비판어린 시선으로 청취해주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낭독을 시작하겠습니다.
Published 01/31/20
“체제의 극복은 반드시 새로운 인간입니다.” 3주간의 여정 마지막 시간입니다. 오늘은 페르낭 브로델과 함께 아날학파의 계보와 자본주의의 역사를 톺아봅니다. 아날학파의 역사 의식은 정치 대신 사회를, 개인 대신 집단을, 연대 대신 구조를 탐색하려고 했던 새로운 역사 운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날학파는 총 3세대를 거쳐 진행된 민중을 위한 새로운 세계관이자, 브로델을 정점으로 전세계의 역사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혁신이었다고 말할 수 있죠. 그렇다면, 메뚝씨는 어떤 의미로 페르낭 브로델을 ‘두 얼굴의 히드라’라고 정의했을까요? 이번 방송을 통해서 그의 민낯을 보고, 자본주의에 사는 우리가 놓친 것이 역사의 결에 대해 사유하며 달려봅니다. 함께하는 노래 Princess Mononoke - Ashitaka and San
Published 01/28/20
해 뜨면 집을 나서고 해지면 돌아와 쉬는 습관. 1000년 전에도 지금도 하고 있는 것. 이 역사는 어디서부터 시작했을까? 육중하게 반복되는 시간, 이 끈질긴 대지의 역사. 우리는 기나긴 시간 속에서 무엇을 창조해 내고 있을까? 안녕하세요. 두철수 애청자 여러분~ 이번주는 즐거운 설날과 함께네요. 방송과 함께 모두 유쾌한 설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낭독할 책은 브로델이 쓴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입니다. 브로델의 유명한 저서 《물질문명과 자본주의》가 아니라, 그 책이 나오기 전에 강연했던 것을 정리해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건데요. 엄청~ 두꺼운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축소판 같은 책이죠. 브로델은 왜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엮었을까? 그가 궁금하던 것은 무엇일까? 오늘 함께 읽는 책은 그렇게 난이도가 수월한 책이니 만큼 가는 길에 심심치 않은 군것질이 되어주길 자랍니다. 그럼 이제 저와...
Published 01/23/20
“변하는 것들과 변하지 않는 것들 사이에 대화는 끊어진 적이 없었다.” ‘역사학의 교황’ 페르낭 브로델 2부 주제가 있는 수다 시간입니다. 오늘은 반짝 계획하고 신속하게 포기하는 그리하여 지속에 좌절하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를 선물할 시간입니다. 브로델은 지속의 역사를 단순히 개인적 문제로 보는 안일한 시간관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는 지속의 문제를 시간의 입체적 매듭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이번 방송에서는 메뚝씨와 똥팔씨와 함께 브로델이 정의하는 세 가지 역사관을 다뤄보고 지속을 사유하는 생생한 세계관을 톺아봅니다. 위대한 역사를, 변하지 않은 것을 내 일상에 붙임으로서 다만 먼지처럼 사라지는 하루가 아니라 3000년 전의 역사까지도 오늘로 체감할 수 있는 감각을 세공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함께하는 노래 A Waltz of Sleigh –영화 ost
Published 01/20/20
지중해의 하늘은 대낮이면 눈이 부실 정도로 맑으며 밤에는 별이 총총 박힌 하늘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세상의 다른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밤하늘이다. -지중해의 기억 중에서 오늘 낭독할 책은 한길사에서 나왔고 강주헌님이 옮긴 브로델의 지중해의 기억입니다. 제가 낭독할 부분은 저자의 말과 1, 바다를 보라, 그리고 생애에 대한 힌트를 옅볼 수 있는 '브로델의 전체사'입니다. 지중해의 기억은 1968년 예술서적 전문 출판사인 스키라가 지중해의 역사 시리즈를 계획하고 브로델에게 집필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첫 원고를 스키라에게 보냈는데, 창업주인 알베르트 스키라가 사망하게 되면서 무산됐다고 하네요. 결국 지중해의 기억은 1998년에 출간하게 된, 책입니다. 생애에 대한 힌트가 되는 부분은 낭독 후반부에 실었으니, 브로델의 지중해를 한껏 만끽하시고 청취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ublished 01/17/20
“집중이 기억의 근육을 만듭니다” 2020년, 새해에 함께 할 오늘의 철수는 페르낭 브로델입니다. 루시앙 페브르와 마르크 블로크 등과 같은 아날학파를 대표하는 역사학자입니다. 역사학의 군주이자 교황이며, '루이 14세'로 불릴 만큼 현대 역사학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철수입니다. 브로델의 생애와 함께 지속을 위한 땅의 감각을, 표층에 대한 집중된 관찰을, 물질에 대해 실질적 고민을 톺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브로델은 말합니다. “자신의 의무와 자신의 커다란 힘을 인식하는 야심적인 역사가 없었다면 1946년 휴머니즘은 있을 수 있을까?” 면밀한 검토를 통해 역사는 만들어진다는 브로델의 말처럼 물질 그 자체의 세부적이고도 직접적인 관찰과 탐구를 통해서 여러분의 삶에도 인간의 긍지와 자신감을 쌓아가는 일상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하는 노래 Kevin_MacLeod_-_Crossing_the_Divide
Published 01/14/20
“루만의 텍스트를 생산적으로 성과 있게 읽기 위해서는, 독자가 우선 루만의 개념들과 그 미로와 같은 논증 스타일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독자들은 그런 식으로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읽어나가지 않는다.” 1월 1일 신정이 지나고 2020년 새해의 첫 명문낭독입니다. 오늘의 낭독할 책은 루만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하는 《니클라스 루만으로의 초대》라는 책입니다. 출판사 갈무리에서 나왔고, 정성훈 님이 옮긴 책입니다. 루만과 빠이빠이하는 방송인 만큼 오늘 낭독할 부분인 과 은 루만을 복습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복잡한 루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힘차게 낭독 시작하겠습니다.
Published 01/03/20
“다른 것도 가능하다는 상상 속에서만, 우리는 유일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니클라스 루만 마지막 시간입니다. 하버마스가 루만을 '메타생물학적 이론'이라고칭 했고, 메뚝씨는 루만을 ‘유전자 공장장’으로 정의합니다. 루만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생명의 DNA처럼 세밀한 잣대로 읽어낼 눈금을 개발한 공장장이었다는 뜻이죠 . 루만은 지성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눈금자를 세밀히 만들 수 있다면 나날이 복잡해지는 이 세계의 혼란을 조정하는 이론의 쓸모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2020년, 신년에는 두철수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의 일상이, 지성의 날카로운 눈금자로 세계를 이해하고, 의미를 발굴하며, 실질적인 축복의 삶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하는 노래 ENYA - May It Be 반지의제왕 OST (LOTR)
Published 12/30/19
"코드는 총체적 구성이며, 존재론적 제한이 없고 보편적 요구를 지닌 세계적 구성이다.” 모든 인간성을 제외한 것들의 인간성. 코드의 구성. 보편은 차가운 것. 안녕하세요 두철수 애청자 여러분! 2019년 마지막 남은 일주일!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힘찬 새해를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낭독할 책은 >입니다. 루만의 생태학적 커뮤니케이션을 정리한 책이죠. 1985년 5월 15일에 루만은 이라는 학술 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그 강연이 바로 오늘의 책이 된 것인데, 강연한 것을 굳이 다시 책으로 냈을까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강연 시간의 제약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한 사고 과정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다. 특히 여러 기능 체계들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다양한 기능 체계가 반응하는 상당히 유사한 양식을 다 다룰 수가 없었다.” “이 책은 강연의 논지를 보완하면서 현대 사회의 가장...
Published 12/26/19
“지난 삼천 년을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은 하루하루를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가게 되리라.” - 괴테 니클라스 루만과 함께하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 다뤘던 “성실은 쾌락이다”라는 문장에 이어 오늘은 괴테로부터 출발합니다. 루만은 말합니다. “세계는 완성됐다!” 인간은 진화하는 동물이기에 개체의 보존과 확장을 지속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오늘날의 세계는 형성됐습니다. 그러나 이 세계의 복잡성이 너무 급증할 때는 생존만을 위한 세계로 추락할 수 있기에 루만은 세계의 원리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여, 늘어나는 복잡성을 이해하고 싶어 했습니다.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일상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지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세계의 종속과 압박으로부터 살짝 비껴갈 권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연말, 소란과 환란의 거리 속에서 긴 시간에 집중하고 내일의 우연을 기다리는 면밀한 시간이 마련되었으면...
Published 12/23/19
나는 예를 들어 해를 좋아합니다. 나는 햇빛을 받으며 일하기를 좋아합니다. 내가 희망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나는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24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지만 내게는 30시간이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남는 시간에 잠을 자고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난 그때에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을 거예요. 나는 정말로 다른 것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 중에서 무려 2019년이 열흘 하고도 하루 남은 오늘 명문낭독으로 인사드려요. 서늘한 가운데 루만과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성실을 쾌락 삼아 공부하고 글 쓰고 다시 공부했던 루만을 다룬 책, 을 낭독합니다. 한울 출판사에서 출간 됐고 마르고트 베르크하우스 씨가 지었습니다. 루만의 생애와, 년도와, 하버마스와의 이론 비교자료를 바탕으로 루만의 쾌락을 이해해봅시다.
Published 12/20/19
“성실은 쾌락입니다.” ​ ​ ​ 오늘은 사회학의 헤겔이라 불리는 니클라스 루만입니다. 복잡계 현대에 내재한 체계 폭력성을 성실한 쾌락으로 묘파한 철수라고 표현해도 좋겠습니다. ​ ​ 루만은 "내 책은 저절로 씌여졌다"고 고백했지요. 오직, 완벽한, 이론의 구축만을 바랐던 루만의 메모상자의 집요함은 나날이 존재의 시간을 축내고 있는 우리에게 불편한 거울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 복잡한 것을 복잡하게 이해할 수만 있다면 해방의 길은 불가능하지 않겠지요. 복잡한 세계일수록 철학이 장착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루만의 생애 편과 함께 연말의 어수선함이 성실한 몰입의 쾌락으로 치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 ​ ​ 함께하는 노래 퀵서비스맨 - 크라잉 넛
Published 12/16/19
나는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방법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인간성이란 불평할 권리가 없는 것 같다. -《말도로르의 노래》 중에서 오늘의 낭독할 책은 브르통이 사랑한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라는 책입니다. 출판사 청하에서 나왔고, 윤인선 님이 옮긴 책입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낭독하는 책은 1987년에 출간된 책이라 여섯 개의 노래 중 두 번째 노래만 수록되어 있는데요. 이번 낭독을 듣고 로트레아몽에게 매력을 느끼는 분이 있다면 황현산씨가 번역한 《말도로르의 노래》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의 문장과 마주보며 낭독 시작하겠습니다. [함께 읽을 책] 말도로르의 노래 / 윤인선 옮김 / 청하
Published 12/06/19
“초현실주의자의 작품은 몸을 끌고 가는 겁니다. 속도를 죽이지 않으면서 몸을 찢고 가는 것이죠. 그들은 환각제 복용자가 아니라 각성의 예술가들입니다.” -방송 중에서 창작은 하고 싶은데 하루가 무기력하다면, 앙드레 브르통과 함께 쉼과 예술가의 정치성에 관해 상상해 보시는 걸 어떨까요? 일상을 꾸리는 우리의 상상력이 너무 상투적인 것은 아닌지, 일상의 혁명을 실천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브르통과 그의 주변 예술가들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시인 랭보와 로트레아몽을 비교해 보고, '예술의 정치성'의 넘어선 '예술가의 정치성'에 대해 꼼꼼히 풀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의 하루가 좀 더 충만할 수 있도록, 보다 자신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세계에 있었으나 미처 깨닫지 못한, 철학의 영광을 위한 수다를 시작합니다. 함께하는 노래 01 Monkey me -Mylene Farmer 02...
Published 12/03/19
"난자한 이불, 어둠, 나무 책상, 옹이, 늘어나면 끔찍한 몸무게, 매번 비슷한 식사, 따뜻한 버스, 나날이 바뀌어 가는 풍경, 겨울철이라 몰려다니는 작은 새, 먹을 것을 숨기는 다람쥐, 하늘 위에 고고히 날아다니는 황조롱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낙엽, 가끔 떨어지는 벌레, 신발 찬 기운, 스파크가 튀면서 붙는 쾌감, 이것 말고 다른 것은 하기 싫은 이기심, 기분전환, 다시 버스로 귀환, 뛰고 싶은 마음, 일들의 정리, 보기 싫은 다이어리, 고온으로 맞춘 전기장판, 누우면 다시 아침. 이 일상에 바티칸이 있을까?" 안녕하세요. 두철수 애청자 여러분, 떨쓰리입니다. 오늘은 제 생활의 파편들을 주어 모아 오프닝 문장으로 담았습니다. 우리는 제 문장처럼 난삽하고 이해불가한 단어들의 배치가 초현실주의라 오해하고 있죠. 오늘 읽어드릴 벤야민의 책이 이 편견을 해소하리라 기대해 봅니다. 발터...
Published 11/29/19
-현실을 현십답게 살아내는 능력에 관하여 우리에게 현실은 과연 무엇인가요? 당연한 것들의 배치가 현실일까요? 혹시 현실이라는 '선전'에 놀아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오늘은 초현실주의자 앙드레 브르통 두 번째 시간입니다. 브르통에 의해 시작되고, 브르통에 의해 끝난 ‘초현실주의’를 살펴보기 위해 ‘현실’의 세부를 톺아보겠습니다. 존재는 시간과 엮여있습니다. 하이데거 왈, 존재는 곧 시간이죠.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는 모습은 개별 존재에 할당된 시간이 아니라 체제에 마련한 시간 속에서 피동적으로 흐르는 듯합니다. 초현실주의는 체제가 아닌 현실 내부에서 격렬히 전투하고자 무의식이라는 새로운 주권을 모셔 왔습니다. 시작하고 끝을 맺는 자, 끈기있게 열거하는 자, 현실을 체제적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현실 답게 살아가는 자는 존재와 시간의 단독자로 살아낼 수 있습니다. 내 고통을 객관적으로 살피면서, 과장하지...
Published 11/26/19